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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리포트] 생성형 AI 시대와 금융권의 AI 동향

사업부 :
대외협력부
작성일 :
2023-03-08 15:00:00
글. 송민택(동국대 핀테크블록체인학과 겸임교수)


챗GPT가 AI 시장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말에 공개된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에 월 사용자가 1억 5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믿기 어려운 파급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2년 6개월에 걸쳐 월 사용자 1억명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챗GPT는 공개 후 다양한 갑론을박이 전개되고 있다. ‘게임체인저’로서 산업 전반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AI의 무게중심이 변하고 있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 이후, AI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AI가 오늘의 날씨를 비롯해 중요한 일정을 알려주거나 레스토랑에서 음식 주문을 받고 커피 만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보다 복잡한 모습의 AI가 탄생하게 되었다. 바로 챗GPT의 등장이다. 빠른 속도로 질문에 척척 대답하며, 계속해서 화자와 문답을 주고 받는다. 똑똑한 비서를 옆에 두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도 가끔씩 접하는 AI 로봇이 아니라,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으로 내가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챗GPT는 생성형(Generative) AI다. 생성형 AI는 축적된 데이터의 패턴과 관계를 스스로 학습해서 새로운 합성 데이터를 생성한다. 텍스트, 이미지뿐 아니라 동영상, 음악을 비롯해 때로는 시와 소설을 생성하기도 한다. 챗GPT는 텍스트를 생성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미드저니(Midjourney)는 텍스트로 된 설명문 또는 설명구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미 AI의 무게 중심은 생성형 AI와 합성 데이터로 옮겨진 듯하다. 2022년 가트너가 발표한 AI 라이프 사이클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 기술적 정점에 생성형 AI와 합성 데이터가 위치하고 있다.


합성데이터는 AI의 핵심이 데이터에 있음을 일깨워준다. 어떤 모습의 AI든지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합성데이터가 부각되고 있다

합성데이터는 현실에서 직접 취득한 것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생성한 데이터다. 즉, 실제데이터의 통계적 특성을 모방해서 인공으로 만든 가짜 데이터다. 물론 실제데이터는 좋은 통찰력을 제공하는 대신,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과 오류 제거를 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합성데이터는 생성과 사용이 간단하고, 개인정보도 보호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는 정확한 데이터 출처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데이터가 누구의 것인지 추적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개인정보가 아니다.

1942년 2차대전 당시 미 해군은 전투기의 생환율을 높이기 위해 전쟁터에서 돌아온 전투기를 대상으로 기체에 맞은 적탄을 조사했다. 그 결과 엔진 부위에 평균 1.11발, 연료통과 몸통에 1.55발, 동체에 1.73발로 조사되었다. 결과적으로 동체 부분을 보강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당시 아브라함 왈드 교수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귀환한 전투기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모집단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피탄이 집중된 부위는 총알을 맞아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 부위라는 의미였다. 따라서 적탄에 추락한 전투기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데이터 분석에서 자주 인용되는 ‘생존자 편향(Survivor Bias)의 오류’이다.



위 사례가 보여주듯, 합성데이터도 AI의 편향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합성데이터는 생성의 기초인 실제데이터의 편향이 그대로 반영되거나 모집단 데이터의 부정확성을 완전히 걸러낼 수 없다. 불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불필요한 정보밖에 출력되지 않는다. 그러나, 합성데이터는 데이터 부족을 해결하고 제약을 최소화하여 모델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AI의 미래로 간주되는 것이다.

금융권, AI 임팩트가 강하다

2020년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발표한 AI 임팩트 지수에 의하면 금융업은 헬스케어, 자동차에 이어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 5월 국책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금융업이 정보통신업에 이어 세 번째로 AI융합경쟁력 지수가 높다고 평가했다.



성장성 지표를 보더라도 유사하다. 국내 AI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40.2% 성장해 1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권 규모는 같은 기간 연평균 38.2%의 성장세를 기록, 3조2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금융권 비율은 20%에 육박한다. AI는 금융권에서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술임을 반증한다.

첫째, 금융은 거래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더 많은 정보가 생겨났고, 빠르게 분석하여 가용성을 높여야 한다. 데이터는 AI의 연료다. 연료가 많을수록 AI는 성공적으로 운용한다. 우수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알고리즘을 반복해서 학습시키고 끊임없이 데이터를 갱신할 수 있다. 특히 수치, 재무 등 정형 정보가 많은 금융에서 엄청난 연산능력과 알고리즘은 좋은 무기가 된다.

둘째, 금융은 고객 접점과 세대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고객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금융소비 행태를 급격히 바꾸고 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만 특화된 상품을 원한다. 동시에 그 플랫폼에서 금융 거래를 완결하고자 한다. 신속성과 편리함 때문이다. 특히, 금융의 핵심 고객층이 MZ세대로 이전하고 있다. MZ세대는 AI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한 세대다. 당연히 금융권의 발 빠른 AI 대응은 필수다.

셋째, AI는 초개인화를 실현하는 핵심 툴(tool)이다. 초개인화는 기존 맞춤형 CRM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맞춤형 CRM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고객들을 그룹핑하고, 그룹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 제공이 핵심 가치다. 그러나 초개인화 단계에선 상황이 달라진다. 개개인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룹핑이 불필요하다. 딱 나에게만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RBC(Royal Bank of Canada)는 2021년에 ‘NOMI([‘know me’]의 약칭) Forecast’를 출시했다. AI를 탑재한 NOMI 시스템은 고객에게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대출상환금, 비용지출 등의 지출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고객의 비정기적 소비까지 패턴화해서 예측하고 있다.

금융권의 AI 활용 현황

가장 활발하게 AI를 이용하는 분야는 신용평가와 대출심사다. 신용평점 산정 및 금리 승인 등 활용도가 높다. 핀테크도 금융의 신파일러(Thin-Filer)를 대상으로 자체 대안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AI를 접목시키고 있다.


AI는 이상거래 탐지 및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이 영역은 AI 등장 초기부터 금융권이 앞다퉈 도입한 만큼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다만 비정상 거래 패턴에서 이상거래를 찾아내는데 있어 그 방식이 규칙 기반(Rule-base)이다. 기계가 스스로 변수를 발견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판단하는 딥러닝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챗GPT 등장으로 높은 주목을 받는 분야가 챗봇과 상담봇이다. 이들은 입력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예측하는 판별 모델이다. 즉, 키워드와 규칙 중심의 시나리오로 작동한다. 금융 상품의 속성상 정형화 비율이 높기 때문에, 고객 문의에 한정한다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챗GPT의 역량과 잠재력에 한참 떨어진다. 영업 및 마케팅까지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준을 높여야 한다.

자산관리 및 상품추천도 AI에 대한 기대가 큰 영역이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성향, 리스크 수준, 기대 수익률 등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성향에 따른 포트폴리오 구성에 이어 데이터를 분석해 즉각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위험관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투자자에게는 자문을 받거나 투자를 일임해 운용까지 맡길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최근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확장 배경에는 코스콤의 테스트베드를 통한 검증이 유효했다. 올해로 8년 차를 맞이하는 코스콤 테스트베드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문 및 일임을 수행하기 위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분산투자, 투자자 성향 분석, 해킹 방지 등 항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 현재 20차 정기심사가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총 118개사의 352개 알고리즘을 심사했다. 심사를 마친 310개 중 217개가 통과했으며 93개 알고리즘이 자진 철회 또는 탈락했다.

한편 금융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외에도 후선 업무에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도입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고, 각종 서류들을 자동으로 분석·분류하고 있다. 더 이상 열거하지 않아도, AI는 금융권에서 고객경험, 마케팅, 리스크 관리, 업무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접목되어 있다. 고도화 단계를 거쳐 더 발전돼야 하지만, 금융의 고객 접점부터 후선 업무를 모두 포괄한다.

왜 금융권은 챗GPT에 주목하는가

먼저 수준 높은 자연어 처리 기능과 범용성이 있다. 금융권 챗봇은 고객불편 상담이라는 특정 목적에만 맞게 개발되었다. 그만큼 기능이 한정적이다. 챗GPT는 LLM(Large Language Model)이라는 거대한 언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세조정을 통해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대화 능력을 보여준다. 의미 있는 연속적인 대화도 가능하다.

그리고 챗GPT는 고객 접점을 변화시키는 UX(User Experience)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빠른 검색과 빠른 답변만으로는 성공을 속단할 수 없다. 챗GPT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혁명에 버금가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금융업은 큐레이터 기능이 강한 분야다. 디지털화가 되었지만 상품을 설명하고, 추천하며, 판매하는 역할의 중심에는 아직 사람이 있다. 만약 챗GP가 더욱 고도화된다면, 뱅킹 앱의 메인 화면에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배치될 것이다. 고객은 원하는 바를 물어볼 것이고, 챗GPT는 즉시 답을 하거나, 관련 해당 메뉴로 유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UX 혁신이다.

마지막은 확장성이다. AI 스피커나 메타버스 등 고객 접점을 가진 다른 서비스나 디바이스와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특히 입력이 불편한 메타버스 공간에 챗GPT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면 메타버스 뱅킹은 빠르게 스며들게 된다.

챗GPT가 쏘아올린 금융권 AI의 미래, AI뱅커

앞으로 금융권의 숙제는 AI를 고객에게 어떤 방식으로 소구하고 접점을 만들 것인가에 있다. 고객은 금융기관의 브랜드보다는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인간처럼 보여주는 것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챗봇이나 디지털 휴먼의 형태로 고객 접점을 구축할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최근 금융권은 완성된 AI뱅커, 즉 ‘나만의 AI 금융 비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완성된 AI뱅커는 텔러, 상담원, 심사역, 내부 통제 등 사람인 은행원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현재도 일부 영역에서 챗봇에 아바타 등을 입혀 컨시어지 기능을 구현하고 있지만, 대화의 수준이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완벽히 구현하려면 OCR, 딥페이크, 자연어, 딥러닝, 음성 등 AI의 여러 기술이 고도화돼야 한다. 또한 5천억개에 달하는 학습데이터와 1,750억개에 달하는 다양한 변수 및 3.1E+8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춘 초거대 AI도 전제되어야 한다. 바로 챗GPT가 완성된 AI뱅커 탄생에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그러나 이슈는 데이터다. 금융은 민감한 금융정보에 대해 정보보호 및 소비자보호 등 법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들을 어느 범주까지 학습 데이터로 개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개방성 여부에 따라 AI뱅커는 챗봇의 연장선상에 머무를 수도 있고, 금융권의 새로운 혁명이 될 수도 있다.

AI 활성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

정책당국의 관점은 AI가 소비자 편익과 안정성 및 포용성 제고 등 금융의 질적 변화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 7월, 당국은 금융권 AI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AI 가이드라인’을 도입했고, 지난해 8월에는 AI활성화 및 신뢰확보 방안을 추가했다. 이를 위한 주요 요인으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 제도 정립, 신뢰성 제고를 제시했다.

정책당국은 마이데이터 도입 등 데이터의 원활한 활용을 추진해왔으나, 충분한 양질의 금융 데이터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및 금융권 공동 협업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제도적으로는 금융권의 AI 활용이 활성화되도록 가이드 및 AI 안내서 등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망분리 및 클라우드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물리적 망분리를 예외 허용하거나 이용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AI에 대한 사용자의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금융권의 자율적 신뢰성 확보를 지원하고, 보안 검증체계 및 효율적 감독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재차 강조하지만 금융 분야는 AI가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다. 금융권은 업무 전반에 걸쳐 AI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 수준으로 평가된다. 챗GPT 등 생성형 AI 및 합성데이터의 등장을 계기로 AI 기반 혁신을 가속화하여 금융산업 강국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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